제가 다 하고 돌아다녀서 지금 어떤 입장인지 굉장히 애매하지만 저는 인테리어 업계에서 처음으로 목공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인테리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공사인지도 모른 채 '목수'라는 이름의 소리에 막연하게 이끌려 내부 목공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1. 목수 학원 교육
학원에서 한 달 동안 벽을 치고, 덴조를 치고, 금형을 돌리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수업이 끝날 무렵 원장님께서 목수의 취업 경로를 알려주셨습니다.
물론 학원을 다닌다면 가르치는 사람들의 연줄을 통해 직업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 일부는 완전히 제로베이스로 시작할 것입니다.
수업시간이 끝나자마자 유튜브 등을 통해 알게 된 채널을 통해 학원이 가르쳐준 방식으로 직업을 찾았고, 하루 만에 다섯 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왔고 다음날 첫 직장을 갖게 됐습니다.
채용 현장 공고 등을 보고 지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내가 너에게 말할것과 내가 할 일은 직접 구직 활동을 게시하는 것입니다.
유명한 목수 유튜버들이 이미 많이 다뤄봤기 때문에 이 부분을 아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2. 글 작성 노하우
일단 이름과 연락처, 나이, 사는 지역 등을 적어주시고요,
본인이 목수 일을 어느 정도 배운 단계인지(완전히 처음 시작하는 건지, 어디서 배운 적이 있는지 등.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다 들통나요)와 함께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비록 아직 배워나가는 단계이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등의 내용으로 마무리해줍니다.
단가(본인의 일당)는 기존에 받던 게 있다면 함께 적어주셔도 좋고,
완전히 처음이시라면 생략하시고 '일하는 거 보고 주시는 대로 받겠습니다' 같은 멘트로 마무리하셔도 됩니다.
참고로 목수 쪽은 보통 완전 초짜들이 13만 원 정도 받습니다.
정해진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니 여러분의 재량껏,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잘 드러내 주면서 글을 올려주시면 좋아요. 다만, 본인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췄는지는 꼭 적어주시고 속이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특히 초반에는 잘 모르는 것을 솔직히 밝히시며 배운다는 스탠스로 접근하시는 것이 오히려 더 쓸모 있는 일꾼이 되는 길입니다.
이런 식으로 카페와 밴드 등에 글을 올려두면 하루 이틀 안에 연락이 꽤나 많이 옵니다.
제가 해당 글에 모두 '구직 완료'라고 댓글을 달거나 삭제하기 전까지 평균적으로 5~10 통 정도는 받았던 것 같아요.
자, 그러면 이렇게 쓴 글을 어디에 올려야 하는지가 문제죠? 여기 카페, 밴드의 링크를 가져왔는데요. 물론 더 찾아보시면 더 다양한 곳들이 있겠습니다만, 아래의 곳들에만 다 올리셔도 충분히 연락이 오실 겁니다.
3. 카페, 밴드 특징
일단, 카페부터 보겠습니다.
인기통이라는 카페입니다. 오래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죠. 일반 소비자들이 기술자들과 직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카페인데, 구인구직 게시판도 있습니다. 목수뿐 아니라 다른 공종의 기술자들도 이용하는 곳이니 게시판을 잘 찾아가셔요.
/gipsuri
이곳은 목수 구인구직에 초점이 맞춰진 카페입니다.
'형틀' 목수와 '목조주택' 목수(빌더), '인테리어' 목수는 각각 전혀 다른 분야이니까, 본인이 계획한 분야가 있다면 이 역시 게시판을 잘 보고 들어가세요.
/moksuya
여기도 목수 구인구직 카페입니다.
세 군데의 카페 중 인기통이 목수 전문 카페가 아님에도 조회수나 일일 방문자 등에서 규모가 확실히 있네요.
카페에서도 구인구직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건설현장 구인구직에서 역시 밴드를 빼놓을 수 없죠.
제가 구직할 당시 가입했던 밴드들 가운데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들을 골라 와 봤습니다.
@orderking
@allcarpenter
@carpentercrew
@carpenters10000
꼭 당장 구직 활동을 하지 않으시더라도, 밴드나 카페에는 가입 후 등업을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들이 있으니 가능한 한 빨리 가입해놓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비교적 젊은 분들은 '웬 밴드? 요새 누가 밴드를 해?' 하실 수도 있지만, 건설 현장에 계신 주 연령대의 특성상... 밴드에서 꽤나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밴드를 사용해서 친목을 다지거나 업무 일지로 사용하는 곳도 있으니 미리 가입하시길 권해요. 구직 글 올렸을 때 연락 더 오는 건 덤이죠.
마지막으로, 이 포스팅을 읽고 구직을 걱정하고 계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이 잘 구해질지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겁니다.
인테리어 현장을 포함해 건축 현장은 언제나, 늘, 일거리보다 사람이 더 귀한 곳입니다. 특히나 아직 체력이 짱짱한 젊은 세대, 더군다나 일을 배우겠다고 겸손한 자세로 임하는 존재는 정말 찾아보기가 힘들죠. 구직 글 올리고 나서 당장 몇 시간 동안 연락 안 온다고 너무 전전긍긍하지 마시고, 마음 편히 먹고 기다려보셔도 좋습니다.
다만, 일을 구하기 쉬운 것과 '좋은 일을 구하기 쉬운 것'은 분명 차이가 있죠. 전국의 수많은 인테리어 업체와 목수 팀들, 또 현장들은 모두가 제각각 달라서 '인테리어 일은 이렇다'라고 일반화시키는 게 어렵습니다. 저 역시도 지극히 짧은 경력 기간 동안 제가 만나본 분들만을 토대로 어떤 관점이 생긴 것이고, 아무리 오래 일한 분들이더라도 모든 걸 다 알지는 못하시니까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래도 '최소한 이것만은 피하셨으면 좋겠는', 최악의 현장을 거르는 기준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현장 일을 구하는 건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게 아니라 일용직으로 가는 것이고, 그만큼 여러 가지 위험에 대한 안전망이 부족하니 스스로 조심을 할 필요가 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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