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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견적 가이드

인테리어 목수 취업 사기 안 당하게 현장 거르기

by 우주스페이스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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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포스팅을 보고 구직 글을 올리셨다면, 빠른 시일 내에 연락을 받고 첫 현장에 나갈 긴장감에 두근거리실 겁니다.

 

  그 마음속엔 아마 이런 생각도 포함되어 있겠죠.

 

  "사람들은 괜찮으려나? 인건비 떼먹는 건 아니겠지? 가서 제대로 된 일은 못해보고 잡 심부름만 하는 거 아니야?"

1. 처음 나갈 때 주의할 점

  일반적인 취업과는 달리 건설현장에서 기술자로서 일을 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일용직으로 나가는 것이고, 

근로조건이나 일하는 사람에 대한 보호망 같은 것들이 제대로 매뉴얼화되어 있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인테리어 업체, 건축업자, 목공 팀이 존재하고, 저 역시도 그 모든 유형을 다 경험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딱 잘라서 '이런 곳은 바로 믿고 걸러라'라고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현장에서 목수 반장이 인건비를 중간에서 먹고 잠적해버린 일도 당해보고(이 사건에 대해선 나중에 별도의 포스팅으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공구 때문에 다쳐서 산재 처리도 해보며, 나름 '최소한 이런 현장만은 피했으면' 하는 기준이 생겼기에 이를 공유하려 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경험에 기초한 것이니 100%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설레는 맘으로 첫 현장에 나선 여러분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겪는 것은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 걸러야 할 현장 특징

우선 믿고 걸러야 할 현장(or 업체, 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일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인 경우입니다.

  기술자 팀이건 인테리어 업체이건 지속적으로 일을 해온 상황이라면 오래 손발을 맞춰온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인테리어 현장 일이라는 게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숙련될 필요가 있는 성질의 업무들이고, 일하는 사람들로서도 계속 여기저기 떠돌아다니기보다는 알던 사람, 알던 업체에서 일하는 게 훨씬 편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목수 팀이라고 해서 갔는데, 나머지 사람들도 다 팀장과 처음 보는 사이라고 한다? 일이 진행되고 있던 현장엘 갔는데 일하는 사람들은 다 오늘 처음 왔다거나, 온 지 2-3일 됐다고 한다? 뭔가 느낌이 싸함을 감지하셔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그 현장 혹은 팀에 뭔가 문제가 있어서 기존에 일하던 사람들이 다 도망가버리거나 내팽개치고 뛰쳐나간 상황이기 때문이죠. 또는 반장 혹은 현장소장이 맘먹고 잠적하려고 인원을 급조한 경우도 있습니다.

 

두 번째, 인건비에 대한 내용을 처음에 확실히 말을 안 해주고 얼버무리려 하는 경우입니다.

  아무리 처음 일을 배우는 입장으로 현장엘 나가더라도, 정말 잡 심부름을 하더라도, 어쨌거나 뭔가 '일'을 함으로써 현장에 기여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입니다. 처음 함께 일하는 사이라면 통화를 해서 일정을 잡을 때 혹은 아침에 일 시작하기 전에 일당에 대한 얘기를 미리 나누고 시작하죠. 뭐 깜빡해서 처음에 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더라도, 먼저 물어본다면 급여에 대한 부분만큼은 제대로 대답해주는 게 정상적인 현장입니다. 한데 일당에 대한 부분을 꺼낼 때마다 얼버무리고 다른 대화 주제로 넘어가려 한다거나, '아니 그냥 보통 받는 만큼 잘 맞춰줄게' 하면서 명확히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날까지만 일해서 얼른 일당 챙겨 받고 다른 현장 찾으시길 추천합니다.

 

세 번째, 팀의 리더가 장비나 공구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경우입니다.

  설마 이런 경우가 있겠어? 하시겠지만, 있습니다. 정말로. 대부분 지인 등을 통해 현장을 넘겨받긴 넘겨받았는데, 본인 역량이나 환경은 안 되고, 그런데도 돈은 벌고 싶고, 하는 사람들이 꾸역꾸역 인원 끌어모아서 일을 진행하는 경우죠. 이 케이스에 해당하는 현장은 앞서 말한 첫 번째의 두 번째의 조건도 모두 갖추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오야지(반장을 뜻하는 현장 은어)라는 사람이 뭐 챙겨 오는 것도 없고 일도 잘 모르는 것 같다면, '원래 이런가?' 헷갈려하지 말고 얼른 도망치세요.

 

위에서 이야기한 조건들을 피하기만 해도, 불행한 일을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을 텐데요. 

이번에는 믿을 만한, 조금은 안심해도 좋을 현장의 기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3. 믿을 만한 현장

 

먼저,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낸 경우입니다.

  회사와는 달리 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구속력이 전혀 없습니다. 오야지가 맘에 들거나 배울 점이 있다면 계속 붙어 있는 거고, 수틀리면 그저 떠나면 그만인 거죠. 세상은 넓고 일할 곳은 많으니까요. 빡빡하고 정신없는 현장 일을 함께 하면서도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는 그만큼 깊은 신뢰 관계가 맺어져 있다는 겁니다. 구성원들이 서로 오래 알고 지낸 데가 인간적으로도 허물없어 보인다면, 일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고 인건비 측면에서도 신뢰가 쌓여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두 번째, 구성원들의 장비나 공구가 잘 관리되고 있는 경우입니다.

  현장에 처음 가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오야지가 끌고 온 화물차(때로는 업체의 로고나 팀 이름이 박혀 있는), 여기저기 놓여 있는 공구들, 또 우마나 사다리 같은 장비들입니다. 그것들이 새 물건인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현장에 며칠만 굴러다니다 보면 금세 먼지 구덩이가 되니까요. 다만 오야지라는 사람이 그 현황이나 사용법을 잘 파악하고 있고, 일을 시킬 때도 어떤 장비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알아서 일을 시키는 데 혼동이 적다면, 저는 그 현장은 믿어도 좋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게 오야지가 전체를 통솔하는 실력은 결국 여유와 자신감에서 나오고, 자신감은 곳간에서 나옵니다.

 

 

  이렇게 첫 현장에 나가셨을 때, 저처럼 일 년도 넘게 못 받은 인건비 때문에 노동청이랑 알콩달콩하시는 경우를 피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준들을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상식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막상 낯선 현장에 처음 가게 되면 긴장도 되고 적응도 하느라 이런 것들이 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처음 일하러 나간다고, 현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너무 졸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불어서, 이 글을 읽고 현장 일을 나가는 모든 분들께 행운이 함께 하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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